제목이 반 먹고 들어가는 '피, 땀, 픽셀'입니다. 휴가차 대구에 내려가려고 수원역에 들렀는데, 기차를 장시간 탈테니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급하게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업어왔습니다.
아무래도 해본 적이 있는 게임들의 이야기가 좀 더 흥미롭고, 처음 듣는 게임들은 상대적으로 덜 했습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게임 개발이 너무나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제작사와 배급사의 관계, 투자 여부에 따른 구조조정, 투자금을 기준으로 일정이 고정되어 있다거나, 크런치, 번아웃 등등. 가히 복마전이라고 부를만 합니다. '이대론 안될 것 같아요' 하며 일정을 반년 미루고 하는 사연들을 읽고 나니, 게임을 하면서도 뭔가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블리자드라던가 너티독같은 유명 개발사 마저도 정작 프로젝트에 돌입하면 다 같이 미쳐 돌아가는 것을 보니 다들 별 수 없구나 싶네요.
1980년대 초에 현대의 비디오게임 산업이 태동하면서, 영화계 거물들은 부러움과 실망이 섞인 시선을 보냈다. 줄거리는 엉성하고 제작 일정도 제대로 못 맞추는 게임 제작사들은 어떻게 이렇게 요상한 신문물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일까? 그리고 할리우드는 이 대열에 어떻게 합류할 수 있을까? 몇몇 영화 제작사는 프렌차이즈 라이선스를 팔거나 게임 배급사들과 손잡고...
작년 즈음에 넷플릭스에서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나 베어그릴스를 영고의 세계로 보낸 '당신과 자연의 대결'을 보면 사실상 난이도가 0에 가까운 일종의 게임으로 봐야하지않나 생각합니다. 몇 달 전에 플레이했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보면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영화 배우의 모션 캡쳐를 통해 구현되었다고 하는데, 이쯤 되면 영화쪽 진영이 선택지에 따라 배우에게 여러 시나리오를 연기시키고 촬영하는 것과 게임쪽 진영이 배우를 모션캡쳐한 후 여러 시나리오를 3D 영상으로 구현해내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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