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챕터가 시작되자마자 문제의 단락이 나옵니다.
나는 내면을 키우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내면을 키우는 것은 오랜 시간 엄격한 수행에 전념해도 이루기 힘들지만, 일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힘이 숨어있다. 매일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내면을 단련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놀라운 작용을 한다.
평소 사람이란 일을 해야하고 일에 대한 소명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했왔지만 한편으론, 과연 굉장히 고생스럽고 돈이 벌리지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상황이 왔을 때에도 그 같은 생각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언제 무슨 일을 하게 되더라도 내 일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는 철학을 완성하고 싶었죠. 경영의 신이라고 불릴 정도의 사람이 일을 언급하면서 내면을 단련하고 인격을 수양한다고 하기에 약간의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무섭도록 일관되게 '열심히 하라'라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네요. 오랜 기간 힘들여 개발한 제품이 불량 판정을 받아 망연자실한 개발팀에게 '이 제품을 개발할 때 신께 기도 드렸나?' 라고 묻는 부분에서 잠시 정신이 멍해졌었다가... 그 의미가 '할 수 있는 노력을 최대한 다하고 나서 그 다음은 하늘의 응답을 기다릴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온 힘을 다해 노력했는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노력을 그 일에 쏟아부었는가?'였다는 걸 읽고는, 원래의 기대는 모두 내려놓고 그냥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노력을 해야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응?) 가야지. 아주 신명 넘치는 책이었습니다. 기대했던 걸 얻지는 못했지만 기대를 내려놓은 후반부는 아주 기분좋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교세라니 JAL이니 저는 잘 모르는 회사들이지만, 맥락을 이해하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이 이야기들이 얼마나 짜릿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내용 중에 자연성, 가연성, 불연성 직원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자연성은 혼자서도 잘 타오르는 사람, 가연성은 자연성이 곁에 있으면 잘 타는 사람, 불연성은 주변의 불을 꺼뜨리는 사람이라는 건데, 저는 그 중 어느 타입인지 동료들은 어떤지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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