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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by box-jeon 2018. 5. 2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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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일을 뒤늦게 복기하면서 그제야 상황과 인과를 깨닫는 걸 반복하는 저자의 패턴이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는 숨만 쉬어도 돈이 들어간다. 한쪽에선 명품 가방을 사고 싶어 하고 한쪽에선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구박하는 데서 불행이 시작됐다. 내 속물성을 인정하기 어려웠다. 몸을 학대하며 도를 닦는 수도자처럼 명품 가방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스스로를 경멸했다. 무언가 잘 안 될 때 자기경멸만큼 쉬운 해법도 없다.

대학생 시절이 떠올라 피식하고 웃었습니다. 무언가 잘 되지 않을 때 혹은 내가 내 기대에 못 미칠 때, 해법을 강구하고 움직이기보다는 스스로를 더 괴롭히고 좌절하며 혼자가 되려고 했습니다. 저자의 설명이 너무나 명쾌합니다. 그게 제일 쉬웠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소설가 김훈이 "기자를 보면 기자 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 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 같은 자들은 노동 때문에 망가진 것이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라고 했는데, 나는 이 말을 아주 좋아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일관된 모습을 연기할 필요는 없다.

가끔 하루 종일 일 생각이 머리에서 빠지질 않을 때가 있어서 메모했습니다. 아이들을 보고 있어도, 밥을 먹거나 운전할 때도 온통 일 생각입니다. 정말로 재미가 있어서 그런 건지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건지 판단이 잘 서질 않습니다. 


세 번째로, "난 뒤끝은 없잖아", "내가 좀 사차원이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다. 아무렇지 않게 남을 지적하고 비난한다. 이것이 '솔직한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식적이라서 그에게 '싸가지 없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저런 사람을 대할 때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지만, 저는 오히려 제가 저런 사람이지 않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뒤끝이 없다 사차원이다란 말을 하고 다니는 건 아니지만 '대개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타입에 가깝습니다. 이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고약해지는데, 대학생 시절이나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생각나는 대로 뱉는다 하더라도 그걸 듣는 선배나 상사들은 젊은 치기나 입바른 소리 정도로 넘어갈 뿐 딱히 기분나빠하거나 상처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어오르는 저를 재미있어 하고 '걔가 원래 좀 그래'라며 관대하게 받아줬죠. 정 듣기에 거슬리면 저를 혼내거나 쉽게 멀리할 수 있었을테니까요. 어쩌면 저 자신도 그 상황을 즐겼는지 모릅니다.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자신에 도취되어 있었을 수도 있겠죠. 예전이야 어쨌건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저자의 언급으로 한번 더 경각심을 일깨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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