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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미니(2018) 초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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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x-jeon 2021. 2. 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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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이후로... 너무나 사랑해 마지 않았지만... 그만큼 아픔도 많았습니다. 초기화 시 계속 문제가 발생했었고 덕분에 애플 서비스 센터도 여러 차례 다녀왔어요. 단순 OS 재설치는 비용이 청구되지만, 매번 하드웨어 이슈가 함께 발견되면서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복된 초기화 경험을 토대로... 근거는 없지만 특정 라인업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튼 이번에 맥북에어(2020)을 들이면서 맥미니(2018)를 어떻게 처분할까 고민하다가 Apple Trade In을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Apple Trade In의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초기화를 해서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초기화를 시도했어요. 결말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그냥 애플아이디 로그아웃 후에 데이터만 삭제하고 보낼 걸 하며 후회하고 있습니다.

 

시도 1. 시동 시 Command+R의 경우

인터넷에서 최신 버전의 OS를 받아 설치합니다. 다운로드 시간이 있으니 더 오래 걸립니다. 로딩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에러를 뱉으면서 실패를 했습니다. 화가 났지만 낯선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두 번 정도 더 시도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시도 2. 시동 시 Command+Option+R의 경우

맥에 설치되어 있는 OS로 재설치합니다. 안전한 방법이지만 '시도 1'을 거치면서 디스크를 날렸다면 Command+R과 동일하게 동작합니다. 마찬가지로 로딩이 끝나갈 무렵 실패합니다.

 

시도 3. 시동디스크(외장 USB)를 준비하고 시동 시 Option의 경우

시동디스크에 있는 OS를 재설치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네트워크 연결을 요구해요. 새로 다운 받는 상황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몇 분의 로딩이 필요합니다. '시도 1', '시도 2'와는 달리 로딩이 성공하고 리커버리 모드에 진입했습니다. 여기까지라도 와줘서 고마워요. 그 OS 설치해주세요. 눌러보니... 시큐리티 모드에서 외부 시동디스크 사용이 막혀있다며 다시 리커버리 모드로 가보라고 합니다.

 

시도 4. 3에 '바로 이어서' 재시동 시 Command+R

시도 3에서 바로 재시동 후 리커버리 모드에 진입해보니... 이번에는 출시 당시 맥에 포함된 OS로 재설치가 가능해집니다. '시도 3'에서 바로 리커버리 모드 진입을 시도하지 않으면 '시도 1'로 돌아갑니다. 예전 맥에는 소위 얘기하는 공장초기화 옵션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시도 3'이 실패하고 나서야 제공해주는 것 같습니다. 2018 맥미니의 경우 공장초기화 버전 OS는 모하비 입니다. '시도 1' 2회, '시도 2' 1회, '시도 3' 2회 시도를 거쳐서 겨우겨우 OS를 설치하고 2만원을 아꼈습니다.

 


뽑기 운이 나빴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례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Apple T2 보안 칩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해당 칩을 가진 맥들은 리커버리 모드를 통한 OS 재설치 시 추가적인 인증을 요구하는 것 같은데(지금까지 저는 초기화 시도 전에 애플 아이디 로그 아웃을 했어서 확신하기 어렵네요), 인증을 요구 받기 전에 디스크를 이미 날린 경우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가 의문입니다. '시도 3'에서 외부 미디어의 시동이 허용되어 있지 않다고 하길래... '시도 4'에서 허용하려고 메뉴를 열어봤더니 등록된 어드민이 없어서 메뉴를 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실 펌웨어 패스워드 같은 것 설정해본 적도 없어요.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은 M1 맥 초기화 오류 시 대응에 대한 문서를 보고 더 강해졌는데요. 문서에 의하면... 잘 안되면 터미널에 들어가서 reset password를 하라고 하는데... 디바이스를 물린 채로 부팅 시 option 키를 누르고만 있으면 패스워드를 리셋할 수 있다니 이게 무슨 뜻이죠? 훔친 맥은 이렇게 초기화하면 되는 건가요?

 

특별하게 불만이 있는 건 아닙니다. 솔직히 완벽한 보안이란 건 없으니까... 추상화 레벨에 따라 한계없이 펼쳐질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다만 제가 아끼며 사용했던 맥미니가 초기화 문제에 있어 과도기에 있었던 제품이 아니었는지 의문을 제기해보는거죠.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끼고 사랑했던 이 아이을 떠나보내기 전에 있었던 마지막 해프닝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첫 날 아니고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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